※ 군입대가 3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서둘러 연재를 해야겠습니다.

인사발령이 끝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원하는 곳으로 가서셔서 올 한해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 생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필자 역시 2년간의 각별했던 정 때문인지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쉬움 때문에 재차 서로의 안부와 안녕을 물으며 눈물의 졸업식, 콧물의 송별식을 치루었습니다. 그리고 2년간 동경했던 육지생활에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하루하루 손꼽아 인사발령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여기서 잠깐 전남의 인사 발령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전남의 인사발령은 전국 어디를 내놓아도 손색이 없고 공명정대하기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그만큼 규정도 까다롭고 복잡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감사가 와도 한 번도 지적을 당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중앙에서 내려온 감사분들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서라네요 ㅎㅎ

인사발령의 기본 틀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입니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편의시설 유무, 교통편의에 따라 급지가 나뉘고 낙후된 환경일수록 더 많은 이동점수를 가져갈 수 있죠.

필자의 경우 가 급지로 가게 하나 없는 곳에서 2년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얻은 이동점수가 52점입니다.

한편 저희학교 최고점, 혼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이 있는데, 그분은 특지에서 2년을 사시고 여기 오시기 전 보통 섬학교(다급지) 1년해서 총 96점을 획득하셨습니다.

96점이라는 소리를 듣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탄사를 날릴 수밖에 없죠. 사실 저희 학교 내에서도 타에 추종을 불허하게 하는 높은 점수입니다.





이 점수면 서울대도 수시로 합격할 기세...
라며 축하해 주었습니다.



헌데 이동점수 200점에 가까운 분들이 계십니다. 도저히 상상을 할 수 없는 점수입니다. 필자의 섬에서 8년을 살아야 되고, 특지에서도 6년을 살아야 나오는 점수인데....;;

아마도
이런 분들은 낙도에서 아예 말뚝 박고 사시려고 결심하셨는데, 어떤 사정이 생겨서 도시권으로 나오시는 분들일 것입니다.

이런 분들을 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잠룡이 고개를 들었다.

전남에는 저보다 내공이 깊으신 재야의 고수들이 많았으셨더군요. ㅠㅠ 저는 한 줌 병아리도 안 되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글의 주인공은 고향이 부산인 선생님입니다.
 
하루 만에 집에 갈 수 없었기에 이번 내신을 광양으로 내셨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집으로 가는 길이 6~7시간은 단축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작년에는 40명 정도가 광양으로 들어갔었고, 형님 또한 만만치 않은 점수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었기 때문에 광양에서의 새로운 삶은 거의 확정적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쿨하게 관내 내신(가까운 섬으로 이동)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광양으로 갈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의 삶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광양으로의 향한 꿈은 처참하게 무너지고

다시 섬으로 섬으로....
눈물의 회항을 할 수 밖에 없었죠.

저는 제발 여기서 이 이야기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빕니다.








하지만 비극은 더욱 비참해야 아름답다했을까요?




눈물의 회항을 하고 다시 돌아온 섬에는
선생님을 위한 더욱 지독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죠.

첫째. 눈물과 콧물로 헤어졌던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을 머쓱하게 만들 재회....

둘째. 지옥같은 군관계 (3월 입대)




제가 어렵게 어렵게 군대 연기했다는 포스팅 기억나십니까?

섬마을선생님이 기상직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사연.  <--모르시는 분들은 클릭 링크
 

선생님들은 군입대전까지 근무하다가 전역하면 다시 그 학교로 와야 합니다.

게다가 근무기간 1년이 안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안된다는 사실...

그 선생님은 저에게 군대연기비법을 알려주신 당사자로서 이러한 비극을 막고자 그토록 군입대를 연기했었는데, 그러한 노력들이 완전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군대갔을 텐데 말이죠.


아아... 결국 인생의 황금기인 20대의 꽃다운 청춘의 절반(섬2년 + 군생활 2년 + 섬생활 1~2년)을 외부세계와 떨어져 생활하실 선생님.





선생님을 위해 2AM이 부릅니다.






죽어도 못 보내.




오늘도 재미있으셨나요? 추천을 부탁드려요.
많은 분들의 추천 덕분에 저의 블로그 살림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손꾸락과 좋아별 클릭클릭



이제는
 하실 때 입니다.
Posted by 래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