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발령 시즌입니다^^. 이에 관한 일화가 생각나서 몇 글자 끄적여 봅니다.
필자의 학교에는 여러 분교가 있고, 그 중 한 분교에는 두 분의 남선생님이 근무하고 계셨다. 헌데 그 중 한분이 6월 달에 군대에 가시게 되었다. 그래서 한자리가 비게 되었고, 그 자리로 신규 선생님 한 분이 오시기로 예정되었다.
뒷집 강아지가 하트모양 똥을 배출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되는 무료한 섬생활에서 새로운 선생님의 등장은 타임지가 선정한 2009년 가장 주목되는 1인으로 선정될 정도로 이목을 집중케하는 핫~~핫~ 핫 이슈였다.
입대 예정인 총각 선생님의 다가오는 군입대날을 형식적으로 슬퍼하며, 새로운 신규선생님의 발령 날을 진심으로 기대했다. 그리고 군입대날 보다 중요한 신규 샘 발령일 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도교육청 홈페이지 인사정보 페이지를 검색해 보았다.
그 날짜로 신규선생님 한명이 발령 예정이었다.
엑셀 파일을 열었다.
앜 ㅋㅋㅋㅋㅋ
Olleh!
여선생님이 발령 난 것이다.
가뜩이나 전부 남자라서 전남인 곳에 섬까지 겹쳐 여선생님이 드문데 이런 경사가
이건 그 분교만의 경사가 아니라 학교 전체의 경사였다.
신규여선생님이 발령나실 곳에 계시는 총각선생님이 너무 부러웠다.
아... 이럴줄 알았으면 2월에 그 분교로 이동내신 낼걸 ㅠㅠ
괜히 잔류했어 괜히 ㅠㅠ
게다가 그 분교는 관사가 하나라는데~!?
허거거걱.... 이건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올 법한 시츄에이션?
풀하우스 섬마을 선생님 판인가 ㅋㅋ
난 상상만 해도 입이 헤벌쭉ㅋㅋㅋ
소개팅 하기전 상대편 얼굴이 궁금한 것처럼 새로 올 선생님에 대한 궁금증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참 편리한 세상 ^^ ㅋ
이름 석자만 알면 그사람이 누군지 다 알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서 정보검색에 능하신 한 분이 계셨고, 그분은 그만의 전용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검색창에 이름 석자를 집어넣었다.
화면이 빠르게 몇번 깜빡이고 나서 검색결과를 내보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
일촌공개
우리 인간적으로 잘 나온 사진 하나 정도는 전체공개합시다. ㅠㅠ
어쨌든 나를 비롯한 섬마을 분교 총각 샘들은 종잡을 수 없는 흥분감에 젖어 있었다.
아나 진짜 오기만 해봐라, 나 엄청 잘해줄거야!!ㅋㅋㅋ
라며 두손을 불끈 쥐고 그날만 오기를 벼르고 있었다.
그리고 발령 날 당일!!
배안에서 흰 피부에 늘씬한
신규.... 남자 선생님을 보았다.
악ㅋㅋ 이건 또 무슨 일일까???
하아.... 서운함을 감추려하지도 않았고, 실망의 기색이 억력하게 내보이며 그 이유를 물었다.
이유인 즉슨... 우리 섬은 여자가 살 곳이 못 된다고 지역교육청에서 판단!
다음 순번의 남선생님을 먼저 발령 낸 것이다.
오랜만에 두근거렸던 수줍은 섬마을 총각 선생님들은 찬물을 뒤집어 쓴 듯 표정이 굳어버렸고, 이내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건 아마도 이날의 거친 파도 때문에 속이 좋지 않아서 일것이다. 진짜로...ㅠ
오늘도 섬마을 총각선생님은 먼 바다를 바라보며 노래한다.
해~ 당화 피고지는~ 섬 마을에~ 철새따라 찾아 온 총각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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