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면접

 

※ 필자는 현행임용고시 면접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영어면접, 영어수업, 수업시연 등의 내용을 쓸 수가 없었음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남자의 면접이에요.

면접 전날, 필살합격라스트면접스터디를 구성해서 의기투합하며 모여요.

하지만 모두가 예상하다시피 술만 먹고 자요.

다음날

알람이 3번째 울렸을 때, 가까스로 한 녀석이 일어나서 옆에 송장들을 깨워요.

송장들은 시험 이후 급격하게 본연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다시 몸에 배었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지 못해요.

“나는 못 일어나겠으니 나를 버리고 너라도 가라”라는

전쟁터에서나 할 것 같은 비장한 말을 남겨요.

오늘이 무슨 대학교 강의 들으러 가는 날도 아니고 - _-;;

친구가 잠이 덜 깼나봐요.

일어나라고 옆구리를 무릎으로 가격해요.

그제서야 영원히 잠에서 못 일어날 것만 같은 송장에 생명의 기운이 감돌아요.

옆구리를 부여잡고 일어나서 하는 말은 “아씨... 화상면접 같은 것은 없냐고 불평을 늘어놓아요.”

그것 또한 좋은 의견 같아 공감이 가지만, 이내 개소리라는 것을 인식해요.

이제 모두 일어났으니 허겁지겁 머리만 감고 옷을 입어요.

아씁.... 실습 중에 입었던 정장이 줄어들었어요.

그동안 책상 앞에 앉아있어서 자기 몸이 불어난 것까지는 생각해 내지 못해요.

복식호흡을 통해 단전에 기를 모으고 배를 응축 시켜 허리띠로 봉인해요.

어쨌든 10분 만에 준비해서 택시를 타고 면접 장소에 가요.

남자는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면접관들이 좋아한 다는 것을 알고

4년간 한 번도 안했던 스포츠머리를 했어요.

정말 못 생겼어요. 군대에 처넣고 싶어요. 

면접장에 도착해서 순번표를 뽑아요.

남자는 자신이 운이 좋기 때문에 결코 뒷 번호를 뽑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뭐 까짓 거~ 뒷번호걸리고 한끼 굶고 말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요.

신이시여!!! 순번을 뽑아요.

남자는 뒤에서 두 번째 번호를 뽑았어요.

ㅠㅠ

첫날 뒷 번호를 뽑았으니 둘째 셋째 날은 뒷 번호가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둘째 날, 셋째 날 모두 뒷 번호를 뽑아요.

머리털을 뽑아버리고 자신의 손모가지를 잘라버리고 싶어요.

뒷 번호를 뽑았다는 충격에 한동안 멍 때려요.

뒷 번호를 뽑았다는 충격이 좀 가시면

몇 가지 예상 문제를 생각해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요.

잘 되지 않아요.

 

나는 무대체질이니깐 가서 잘 하면 돼’라면서 이내 포기하고 쉬기로 해요.

목운동을 하는 척하면서 예쁜 여자가 있는가? 낱낱이 살펴보아요.

여자는 없어요.

그래요.

전남은 자여서 전남인거에요.

여자 찾기를 포기하고 남자는 잠을 자기로 해요.

‘후루룹’ 침을 훔치면서 일어나요. 20분도 안지났어요.

이제는 좀이 쑤셔요. 죽을 것 같아요. 배가 고파요. 미칠 것 같아요.

잠을 자고 온갖 헛생각을 하면서 드디어 내 차례가 다가와요.

드디어 면접관이 있는 방 앞의 의자에 앉아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려요.

아뿔사.... 급하게 오느라 면도를 하지 않았어요.

할 수 없어요.

입술을 입안에 밀어 넣고, 코평수를 넓혀요.

그리고 양손의 손톱을 곤두세워서 한털 한털 뽑아내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프지만,

1차와 2차의 아슬아슬한 성적 때문에 면접에서 많은 점수를 얻어야 해요.

남은 콧수염을 다 뽑기로 해요.

드디어 결전의 면접시간이에요.

카라처럼 당당하게 걸어들어가요.

 

.....

 

흠... 면접이기에 양팔을 올리고 흔드는 yeah~yeah~는 생략하기로 해요.

분명히 면접관들은 나의 당당하고 올곧은 모습에 감동을 했을 것이에요.

면접관님들은 현직 교장 교감선생님이시니 든든한 동업자이자 성실한 후배를 원하실 것이에요.

나는 개처럼 충성하고 소처럼 시키는 일을 다 할 것처럼 연기를 해요.

 

 

 

 

 

후아.. 긴장되는 면접이 끝났어요.

후덜덜하는 부실한 다리를 거느리고 겨우 면접장을 나서는데

누가 나의 팔을 붙잡아요.

“카드 하나 만들어요.”

-.- 그래요. 교육청, 직전연수 때도 매일 매일 매~~~~~~~~~일 보게 될 카드아줌마에요.

나에게 카드가 10개 있어도 상관이 없어요.

일단은 만들라고 해요.

하지만 그녀들을 퇴치하는 방법은 있어요.

“만들었는데요.” 이 한마디면 충분해요.

앞으로 은행대출, 신용대출, 각 종 보험 아줌마 등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쫓아 다닐거에요.

그들을 조심하세요.  끗.
 

 

 


여자의 면접이에요.

필자는 남자여서 여자 몰라요.

혹시 지나가는 여자 분이 써주시면 ㄳ.

 

 


 


후기... 면도를 안 하고 가서 대기실에서 콧수염을 뽑았다는 친구의 얼굴을 보았다.

헌데 문제는 콧수염뿐만이 아니었다.

어두운 동굴에서는 광합성을 원하는지 비집고 나온 무성한 직모의 검은색 풀이 무성했다.

 

 

(출처... 네이버 이미지)

 


※ 남학생들은 콧수염 및 코털 정리까지도 신경쓰자.

 
면접 볼 때 과연 무엇이 중요할까?

외모???

음... 외모.

특히 교대 4학년 겨울방학이 지나고 나서, 연수원에서 동기 여학우를 보면

4년간 봐온 얼굴이

너어~~~~~~무 몰!라!보!게! 예뻐져 버려서 난감해 진다.

이 현상은 한 두명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 집단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변화 아니 변신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저절로(?) 예뻐지는 여학우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다행히도 헌법에서는 교사의 아쉬운 외모가 아이들의 행복 추구와 관련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음 외모가 아니라면

학연 지연 혈연 등 연고와 관련된 애절한 호소가 있겠지만

그 또한 철저히 배제 된다면

모두 공정한 게임에 참여 한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전남면접(2년전)을 보고 나서 느낀 점은

교직면접 문제는 유명강사의 면접 대비 책에 전부 나온 기출 문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호주머니 속에 감춰 논 칼처럼 수험생의 허를 찌르는 기상천외한 질문은 없다.

평이하고 어떻게든 답변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헌데 여기서 기가 막히게 독보적으로 점수를 까먹는 방법은

마치 나의 생각이나 경험과는 완전 동떨어진

성실하게 암기한 답안을 머릿속에서 주섬주섬 꺼내서 더듬더듬 말하는 것이다.

면접관님들은 아침 일찍부터 오셔서

수험생들의 궁뎅이, 방뎅이, 엉뎅이 식의 그 나물에 그 밥같은 답변을 듣고 게실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이 성실하게 암기한 답안을 머릿속에서 주섬주섬 꺼내서 더듬더듬 말하고 있다면

면접관님들은 고민할 것 없이 기분 좋게 최하점을 주고 당신의 남은 면접시간동안 휴식을 취할 것이다.

사실 교직면접은 무엇이라고 대답해도 좋다.

부디 힘겹게 암기한 모범답안을 외운 티가 팍팍 나게 이야기하지 말자.

암기는 이미 지필평가에서 다 보여드렸다.

면접장에서는 교사와 관련된 자신의 자연스러운 생각과 느낌, 경험을 말하면 된다.

한편 자신의 본연의 모습이 교사와 동떨어져 있다면(?) 이때는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드리면 된다.

혹시 반듯하게 차려입고 위엄 있게 보이는 면접관들 앞이라서 긴장이 되는 걸까?

헌데 긴장하고 말 것도 없다.

합격만 한다면, 앞으로 교직에 있는 동안 쭈~욱 당신의 술안주대상(?)이 될 분들이다.

 

 


이 밖에도 주의할 점

외모보다는 인상 - 웃고 또 웃기

옷매무새, 머리카락 만지기, 혀 내밀기, 손장난, 발장난 금지

 

 

글쓴이가 안쓰러워 한 줄씩 써주는 댓글은 

변비치료와 임용고시 합격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알라딘 창작블로그 연재중
Posted by 래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