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임고생의 분류

 개미 집단의 실험이 있었다.

 개미 100마리 중에서 열심히 일 하는 정도에 따라

 열심히 일하는 개미 25마리,

 그저 그런 개미 50마리,

 농땡이 치는 개미 25마리를 분류하였다.

 그리고 이런 집단을 4개를 만들어서

 각 집단에서 열심히 일하는 개미 25마리씩 꺼내 한 집단을 구성하게 했다.

 헌데 모두다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다시 그 집단에서도

 상 25%, 중 50%, 하 25%로 결국 분류된다는 것이다.

 농땡이 치는 개미 25마리를 꺼내 한 집단을 구성하게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 임고생도 이 범주에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상위 25%의 공부귀신 들린 자

중간 50%의 보통 인간

하위 25%의 자유로운 영혼들이 존재한다.

 


상위 25%의 공부귀신들은

한손에 펜을 들고, 다른 한손에 빵을 들어

머리에는 지식을

입에는 빵을 꾸역꾸역 밀어 넣으며 공부를 강행한다.

그들은 밥 먹는 시간조차 공부를 한다.

그래서 하루 계획표는 잠과 공부라는 두 가지 항목만 존재한다.

그들의 처절한 모습 떠 올리면

벌써 눈가에는 팥죽같이 뜨겁고 걸쭉한 눈물이 흐른다.

 

보통사람이란,

도서관 출근 시간은 9~11시 사이로 매우 유동적이며,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비타민 C처럼 꼭꼭 챙긴다.

그리고 이 시간에도 말할 사람을 찾아 도서관 로비에서 방황한다.

선덕여왕, 찬란한 유산 본방사수를 목 놓아 외치고,

주말 버라이어티를 목 빠지게 기다린다.

그들의 퇴근시간 또한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전날 음주를 하면, 늦게 나오거나 하루를 거르는 그런 휴머니스트이다.

 

하지만 대다수 주변인과 임고생을 당황케 하는 자들은

하위 25% 자유로운 영혼들이다.

걱정은 태산이지만 정작 공부는 전혀 하지 않거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기고자 시작한 취미활동에 목숨을 건다.

혹은 임용공부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4학년이 되어서 더 늘어난 자유 시간을 유흥으로 보내는 자들을 일컫는다.

ROTC들이 여름방학 한 달 동안 훈련을 받는 동안

자유로운 영혼들은 불안에 떨고 있지만

남부럽지 않게 한 달 동안 여름휴가를 보낸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한구석에는

1주일 입었던 팬티를 샤워 후에 다시 입은 것 마냥 찝찝하다.

 귀중한 여름방학을 다보내고

 서늘한 바람과 함께 RT들도 도서관으로 복귀할 때 쯤 뒤 돌아 보면,

 자신이 공부한 양은 미약하기 그지없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공부의 잔해들은 누가 치워버렸는지 찾을 수 가 없다.

 ‘차라리 여름훈련을 받고 오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하는 후회가 든다.

 이 말을 여학우에게 들어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여기서 자유로운 영혼들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1. 술자리 모임을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항상 참여한다.

 2. 그들은 직강과 인강 중에서 인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달에서 3달 정도 되는 수강 가능 날짜에 강의를 다 보지 못한다.

 여백의 미를 중시하고, 공(空)의 경지를 지향한다.

 인강을 오래둔다고 숙성이 되거나 발효가 되는 것이 아닌데도,

 그들은 언제나 묵혀두어 인강의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기 일쑤다.


3. 책은 사놓고, 앞부분만 살짝 맛보고, 와인을 와인냉장고 Keep해 놓듯이

 책장에다가 반듯하게 진열해놓고 장식품으로 활용하곤 한다.

 4. 자취집에서 생활한다.

 자취생이라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집에서 통학가능 하지만, 자취하는 친구에 얹혀사는 이들까지 아우르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들의 변명은 언제나 이렇다.

 “통학하는 시간까지 아껴서 공부하려구요.”

 

5. 솔로다. 커플이여도 상대가 매우 관대한 편이다.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주변에서 통제해 줄 사람의 부재다.

 하지만 자유로운 영혼들은 옆에서 통제한다고 해서 순순히 말을 들을 사람도 아니다.

 


 다양한 임고생들을 겪어보면서 놀라운 점은

 공부귀신들은 하루 종일 공부하면서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하며,

 자유로운 영혼들은 어쩌다 하루 공부하면 그 공부량을 소화시켜야 한다면서 2~3일 논다.

 공부에서도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이 존재하는 듯하다.

 

글쓴이가 안쓰러워 한 줄씩 써주는 댓글은

변비치료와 임용고시 합격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Posted by 래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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