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임고생이다.

 대학교 4학년, 달라진 대학생활에 당황해 하고 있을 것이다.

 매년 OT부터 신입생 환영회, 단합대회, MT, 마지막 체육대회까지

 항상 과행사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던 당신,

 행사 뒤처리까지 하지 않고 나오면 그날 잠이 오지 않던 당신,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과행사의 일원들은 더 이상 당신들을 반기지 않는다.

 용기를 내어 과행사 술자리에 앉기라도 한다면

 친하게 지내던 후배부터 막 입학한 새내기까지 당신에게 비수 같은 한마디를 던진다.

 ‘안녕하세요’ 보다 더 자주 듣는 이 한마디.

 “도서관 안가세요?” 자매품으로는 “공부안하세요?”

 나는 이 밤의 술자리를 위해서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그날의 공부량을 알뜰하게 채우고 만족해하며 도서관에서 하산하여

 스트레스나 풀 겸

 혹은 보고픈 후배들이나 보며

 오붓한 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하지만,

 술자리의 분위기는 이미 당신을 불편해 하고 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당신은 재학생이 아니라 이미 졸업시켜버린 예비졸업생이다.

 그렇다. 과행사의 불청객 이것이 4학년 꼬리표이다.

 그리고 내가 다녔던 광주교대는 참으로 4학년이 공부하기 좋게도

 시간표와 건물이 구성되어 있어서

 철저하게 1~3학년들이 수강하는 동선과

 4학년들의 동선이 완전 분리되어 있다.

 그래서 4학년들이 풋풋한 새내기 구경이나 한번 해보려고

 늦은 발걸음으로 캠퍼스를 누벼도

 식상한 2,3학년들조차도 만날 수가 없다.

 이래서 4학년들은 ‘만날 캠퍼스도 안돌아 다니고 공부만 하나보다’

 라는 착각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물리적 분리현상을 통해서도

여러분은 이미 졸업도 하기 전에 후배들의 마음속에서 졸업을 하고 만다.

 


자, 이제 1학년 때 기억으로 돌아가 보자.

필자도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나서는 풋풋했던 20살이라는 어린 시절이 있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1학년시절 나의 눈에는 

2학년은 왠지 멋있어 보였고,

3학년은 완전체처럼 보였다.

 그리고 4학년... 그냥 아저씨 아줌마, 그뿐이다.

좀 더하자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아저씨, 아줌마이다.

여러분의 추레한 외모와 의상은 대학생의 낭만이나 매력은 이미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고단하고 찌든 수험생활에서 나오는

짜증과 고통의 다크포스만 진하게 느껴질 뿐이다.

공부할 때는 물론 쉬고, 먹고, 놀고 있을 때마저도 불안과 걱정, 초조함에 빠져 있다.

자, 지금껏 말했다시피 당신들은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다.

새로운 환경과 주어진 과제에 대해 직시하고 적응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친구의 변화된 행동과 후배들 그리고 주변 환경의 변화에 놀라거나 슬퍼하지 마라.

여러분이 비록 대학생들과 멀어졌더라도

교육대학에 입학하게 된 궁극적 목적인 교사가 되는 것이 바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렇다.

대학교 4학년 혹은 임고생이 아닌

나는 ‘교사 -1년 차’ 라고 말해주고 싶다.


글쓴이가 안쓰러워 한 줄씩 써주는 댓글은

변비치료와 임용고시 합격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Posted by 래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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