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맘때(시험을 얼마 앞두고 마음이 뒤숭숭해 질 때)
2007년 11월 15일
1. 철없는 일학년
: 아무것도 몰랐다.
어떻게 놀아야 할지.. 어떻게 대학생활을 보내야할지...
이때의 마음.
'내가 비록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지만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서울로 진출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학교를 다녔다.
2. 2학년~3학년
: 대학물 1~2년 먹었다고 거들먹거렸다.
서서히 드러나는 내신의 윤곽.
서울 입성의 꿈은 이미 상경투쟁가서 두고 온지 오래...
하지만 광주.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4학년 한방의 시험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거라’ 착각하며
내신 Bottom을 굳혀나갔다.
3. 4학년 :
강의실을 수면실 삼아 지내 온지 3년.
교수님 얼굴과 이름이 매치가 안된다.
지난 3년간의 업보를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책임져야 했다.
03학번 선배들이 떠나는 시점과 비슷하게(필자는 04학번)
이미 내 마음속에 광주마저도 떠났다.
그래도 전남은 쉽게 갈 줄 알았다.
4. 티오440나온 날
: 날뛰며 좋아했고 중간만 하자는 생각이었다.
5. 시험 D-3
: 현재 나의 목표는 전남440등.
다시 말해 꼴등!
그래도 좋아요.
제발 합격만 시켜주세요!
합격연수 너무너무 받고 싶어요~!
- 단물 다 빠진 막장 교대생이야기 中 -
To발표가 나고 지역접수 경쟁률이 나오는 이맘때
정말 뒤숭숭의 진수를 맛보고 있을 것이다.
놀아도 불안, 공부해도 불안, 무한한 불안감에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ㅠ
나의 정신과 몸은 지처 가는데 이 와중에도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갈수록 활발해 진다.
그리고 마치 조각이 부족한 퍼즐을 맞추는 듯
불안과 혼란, 긴장과 걱정에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과연 합격은 할 수 있을까? '
수도 없이 질문해 보지만 역시나 답이 없다.
진정으로 합격을 원할수록 내 마음은 한없이 약해진다.
이런 우울함에 젖어 한 삽 두 삽 씩 푸다보면 어느새 내 몸은 땅속 깊숙이.... -_-;;;
자신감도 암기력도 하루가 다르게 소멸해 간다.
애써 없는 용기와 자신감도 쥐어 짜보지만,
시험지 위의 무차별 빗살무늬 공격과
턱없이 부족한 티오, 창피한 내신, 한없이 아쉬운 가산점 등을 보면 다시 우울모드로 ~ ㅠㅠ
공부가 도저히 안돼서 주변을 둘러본다.
하루도 빠짐없이 도서관 저 자리에 앉아서 지독하게 공부하는 친구가 보인다.
저 독한 년은 오줌을 증발시키나 화장실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공부만 한다.
저렇게 공부해 놓고, “공부 많이 안했어~” “나 공부한 것 기억이 하나도 안나” 라고 말하면
정말 죽방을 날려버리고 싶다.
아씨... 나는 이제 찐이 빠져서 병든 닭 마냥 시도 때도 없이 고개를 떨구며 꾸벅꾸벅 졸고
만성 두통에 소화불량 게다가 밤에는 불면증까지 ㅠㅠ
죽일 놈의 독감이라도 걸리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이 안따라 주어서 서럽다 ㅠㅠ
나만 힘들고 지치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날이 바짝 쓰고 단단하며 절대 부러지지 않는 굳건한 정신력 ?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고 또 먹으면
결국에는 그것은 벌칙이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예민함에 휩싸여 있는데, 거기에 채찍질을 가하면
그만 견뎌내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죽을 것이다.
가라앉는 배에 몸을 단단하게 묶는다고 해서 안전해지지 않는다.
가라앉는 배는 당신의 몸이다.
단단한 마음가짐을 갖는다고 해서 달라질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지처 있는 육신에 강인한 정신력만 운운해서는 단기적인 처방만 될 뿐 이내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당신은 무협지의 주인공도 아니고, 슈퍼맨도 아니다.
그리고 임용고시는 벼락치기 기말고사 같은 것이 아니다.
많게는 1~2년을 적게는 수개월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몸은 알게 모르게
이미 많이 피곤해 있다는 것이다.
가라앉는 배 아니 가라앉는 몸을 보살펴라.
몸은 밥만 제때 먹고, 잠만 잘 잔다고 건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당한 운동과 휴식이 주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건강이 유지된다.
수도 없이 많은 성인과 현인들이 지덕체 지덕체를 강조하는 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몸.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그래서 육체는 정신을 모시는 신전.
위대한 지성인인 소크라테스도 강건한 육체의 소유자.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몸의 건강도 유지하라.
마음.
마음이 불편한데 어찌 몸이 편하리~
지난번 슬럼프를 연재하면서도 언급했듯이
술과 담배를 줄이고, 운동을 하며, 햇볕을 쪼여라.
몸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어려운 일일수록 쉽게 생각하라.
급할수록 돌아가라.
날짜가 가까울수록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자.
티베트 번뇌의 수레바퀴
수레바퀴가 회전하면 바퀴 테두리 쪽에 있는 가치나 감정은 오르락 내리락해.
빛나기도 하고 어둠에 잠기기도 하고,
하지만 그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는 나는 바퀴 축에 붙어서 항상 그 자리 그대로야.
모의고사점수나 하루하루 공부량에 너무 신경 쏟지 말고
지금까지 지나온 공부의 흔적들은 당신을 변함없이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도서관 출근하고 하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돋보이네요.
하지만 시험이 서서히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컨디션 조절해가면서
페이스를 유지해야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아쉽네요.
시험보는 날은 아는 것은 물론이고 모르는 것도 맞출 수 있는
최고의 컨디션으로 시험에 임해야 하는데...
막무가내 공부만 하는 당신은 프로정신이 부족하지 않나싶네요.
그래서 제 점수는요.
p.s. 조문근의 노래는 매력적이고 빛난다.
음악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모두가 마지막까지 타오르는 불꽃같은 열정을 쫓을 때
진정으로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안쓰러워 한 줄씩 써주는 댓글은
변비치료와 임용고시 합격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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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창작 블로그 동시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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