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지에서 배로 3시간 30분, 하루에 한번 운행하는 섬에서 외롭게 혼자 근무하시는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2010년 1월 12일 16시 53분,
진도 7.0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여 세계인들을 안타깝게 했던 나라 아이티.



사실 그전에 아이티라는 나라는 MBC W라는 방송에서 우리나라에 소개 된 적이 있었다. 이 때 이들의 ‘진흙빵’이라는 생소한 식량을 주식으로 삼아 끼니를 연명한다는 것으로 방송에 나왔다. 처음에는 진흙빵이 이들만의 전통적인 고유음식인 줄 알았는데, 지독한 가난에 시달려 몸에 안좋은지 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진흙빵을 먹는다고 하여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진흙빵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하자면, 고운 진흙에 소금과 식물성 버터를 넣어 만든다. 사실 아이티에서는 오래전부터 임산부와 어린이들이 위액분비를 억제하고 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산제로, 칼슘의 공급원으로 진흙빵을 먹어 왔지만 AP 통신이 전한 해안 빈민가 시테 솔레이에서는 진흙빵이 거의 일상화되어 있다.




충격적인 모습이 일상이 돼버린 아이티... 참으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헌데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진흙빵 굽는 장면을 티비로 본 외로운 섬마을 선생님. 슈퍼 하나 없는 곳에서 갑자기 빵이 먹고 싶어진 것이다.
 하아... 호빵맨 녀석이라도 있다면, 날아와서 자신의 머리를 떼어주고라도 갔을 텐데... 그녀석이 날아오기에는 너무 먼 거리였다.


하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했나? 사람이 궁하면 어떻게든 만들어 내곤 한다. 자연 제초제법을 알아냈던 네x버에서 빵 만드는 법을 검색 해보았다.

그리고 티비에서 나오는 것처럼 정말 리얼하고 실존적으로 냉장고 안에 남아있는 재료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요리는 글로 배웠다. 냉장고 안을 살펴보니 계란 한 알과 전에 근무하던 선생님이 두고 간(=버리고 간) 밀봉이 아쉽게 된 밀가루가 남아 있었다. 거기에 우유급식으로 나오는 멸균우유를 가미해서 반죽을 시작했다. 물론 가장 핵심인 베이킹파우더는 없었다. 글로 배운 요리라서 자신이 지금 만드는 반죽이 빵인지? 전인지? 떡인지? 어묵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일단 걸쭉하게 반죽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걸 무작정 후라이팬으로 가열했더니, 노릇노릇 빵같은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오... 처음 만드는 것치곤 꽤 멋진걸~ 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시식을 해보았는데...


그맛이!!!

맛이 없었단다. 음. 그러니깐 맛이 맹탕이었다는 것 ㅋㅋ


그래서 거기다가 설탕(물론 전에 선생님 버리고 간 것)을 좀 치니깐 그 맛이 별미라고... 그리고 그 형님은 그 맛에 중독되어서 하루걸러 하루씩 먹었고, 남아있던 밀가루가 다 없어질 때까지 섬에서 무미한 빵(?)맛을 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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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읽고 행여나 무미한 도전을 하는 독자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다음 차시는 섬마을 선생님 3탄 최종회가 연재될 계획이다.

Posted by 래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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