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섬탐험

방과후 섬탐험 시작!!

래뽀 2010. 1. 1. 12:53

 고민 끝에 이번 연재물의 제목을 지어보았습니다. 아는 것보다 배울 것이 더 많은 교직생활에 대해 쓸 수 있는 자격은 안 되고, 그렇다고 24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저에게 학교라는 주제를 생략한다면 책 없는 도서관처럼 알맹이 없는 엉성한 이야기가 돼버리더군요. 그래서 중간 중간 학교에서의 이야기와 집에 갈 수 없었던 휴일이 더 많은 저의 2년간의 섬생활을 이야기에 담기로 했습니다. 즉 섬생활 + 소규모 학교의 교사로서의 저의 생활이 버무려진 연재물입니다.
 연재에 앞서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교사 중에서 0.01%의 경험을 하며 사는 선생님입니다. 우선 육지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 거리의 섬에 도착해서 그곳에서 또 작은 어선을 타고 30분을 더 들어가야 하는 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마 가족 중에 어부가 계시는 선생님들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어선을 제일 많이 타지 않았을까하고 자부합니다. 제가 사는 섬에는 정규선이 다니지 않습니다. 오직 불규칙적인 어선을 이용해야지만 섬으로 들어갈 수 있지요. 물론 친절하고 상냥하신 학부모님들 덕에 편하게 다녔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 섬이 있는 건너편 마을에서 3~4시간을 섬집아기처럼 기약 없는 배를 마냥 기다리고 했지요. 물론 갯강구와 갯지렁이들이 있어서 저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또한 군청과 교육청의 많은 지원이 있었습니다. 다만 거리가 좀 멀어서 그 많은 혜택이 여과 없이 다 도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천사같은 아이들과 친절한 학부모님들 그리고 옆에서 도와주었던 형님과 분교장샘, 주사님이 계셔서 행복했던 날들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러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또한 등가교환의 법칙이라 할까요. 섬생활 덕분에 잃은 것도 있지만, 그 덕에 평생을 살아도 얻지 못할 소중한 추억 또한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도 많이 읽게 되고, 이렇게 글도 쓸 수 있었으니 인생에 다시없을 큰 선물을 얻은 셈이죠. 
  분명 섬에서 근무하면 좋은 추억과 많은 경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에게 ‘그렇게 좋은 섬에서 더 근무해라.’ ‘섬 생활에 불평하지 마라.’ 라고 말씀하지 마세요. 섬생활은 군대와 같습니다. 군대 제대한 사람에게 재입대하라 라는 말은 예의상 하지 않자나요^^
 연재 주기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고려해서 하루에 한편 혹은 2일에 한편 정도로 다급하게 연재해 보려고 합니다. 한편도 안 써놨는데 걱정이네요 ㅠ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