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고생 메뉴얼] 22. 당신은 왜 사랑하지 않는가?
누군가가 필자에게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3가지가 무엇이냐?” 고 묻는다면
나는 한 치 망설임 없이
사랑, 사랑,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사랑하라.
오늘의 본 차시 : 당신은 왜 사랑하지 않는가?
필자는 이번 매뉴얼을 위해 연애에 저명하고 권위 있는 갯부라더스 - 지렁&강구 연구소 박사들과 48시간의 컨퍼런스 끝에 당신이 연애를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6가지를 도출 해 낼 수 있었다. 컨퍼런스를 마치고 갯 부라더스는 최고급 플랑크톤도 마다하고 곧 밀물 시간이니 빨리 집에 가야한다고 발걸음을 재촉하며 떠나갔다.
1. 나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것은 시험점수 밖에 없어요.(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2. 귀찮아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못해서
3. 이제 와서 청승맞게?
4. 합격하고 해도 되지 않음?
5. 다가갈 방법을 모르겠어요.
6.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요.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를 콕 집어서 '이것이 문제요' 라고 말하기 어렵겠지만, 1번~4번까지는 비슷한 맥락이기에 오늘 같이 논의해보고, 5번~6번은 다음 차시에 이어서 매뉴얼 해보도록 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으나, 대표적인 3가지만 집어보겠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보다 더 높은 눈.
대중매체의 발달은 애정이 가난한 솔로들에게 애인을 대신할 외로움의 요기를 제공하지만, 세상 남자들은 동방신기, 2pm, 고수, 조인성 같다는 환각을 만들고, 세상 여자들은 김태희, 한예슬, 걸그룹 같을 것이라는 부작용을 유발하게 만든다. 그리고 갈수록 정형화 수치화 되는 사회는 스펙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고, 한 방향으로 획일화, 줄 세우기에 급급하다. 그래서 예전에는 미남이면 인기남이 될 수 있었다라고 하면, 지금은 키는 180cm, 집o, 자동차o, 연봉 5천, 스포츠 만능, 매너에 유머는 기본 등 이러한 훈남이 아니면 명함도 못 내미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당신의 깐깐함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이와 같은 투수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빌겠다. 이 투수는 홈에 서 있는 타자가 아니다 싶으면 볼만 던진다. 볼만 던져서 타자를 거르고 거른다. 이러다 보면 4볼 진루는 물론 1번부터 9번까지 타자가 한 바퀴 돌아도 모자랄 지경이다. 결국 남는 것은 걷잡을 수 없는 늘어난 스코어와 경쟁하고 있는 당신의 나이다. 이제 그만 거르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때가 아닌지 고려해 보아라.
귀찮아서
헤어진 지 얼마 안 됐거나 오랜 시간 솔로로 지내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설레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신체에 연애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센서와 장치가 작동을 안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외롭고 고독해서 시작한 게임에 빠져 그의 데이트 신청에도 불구하고 클랜의 레이드에 뛰어드는 불상사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무엇을 위한 게임인가? 삶의 본질과 가치를 파악한다면 게임은 그만 두어야 한다.
외로움에 너무 치쳐서 이 지경까지 온 것이다. 외로움을 쫓아내기 위한 무심함인가? 넝굴째 굴러온 호박덩이를 쫓아내기 위한 무심함인가? 잘 생각해 보자.
완벽한 이상형, 동화 속 왕자님을 기다려요.
(내님은 어디에 있나? 서울에 있나 광주에 있나? 답은 당신 옆에 있음. 그리고 지금 구매결정하면 집 옆에 있는 파랑새 사은품 증정.)
21세기 아직도 조선시대 적 사고를 가진 클래식한 사람들을 가끔 만나곤 한다. 필자는 그들의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발상에 대해서 반기를 들고 싶다.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동화 속 공주님들도 평탄하게 왕자님을 맞이한 것이 아니다.
미녀와 야수, 바보 온달, 개구리 왕자 등 왕자님들은 한결같이 진흙 속에서 다슬기와 실지렁이를 친구삼아 잉여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명한 공주를 만나 그 진가를 발휘하곤 한다. 아무런 가치가 없어 보이던 조개 속에 진주가 발견되듯이.
요즘 시대에는 신데렐라에 등장하는 왕자님처럼 당신이 흘리고 간 킬힐 한쪽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당신을 찾을 왕자는 없다. 당신이 바라는 왕자는 불철주야 도서관에서 스펙을 쌓고 있다. 왕자님을 발견해 내는 혜안을 갖자.
두가지 일을 동시에 못해요.
이제와서 청승맞게 무슨 연애?ㅋㅋㅋㅋ
옛날에 아침에는 알라신께, 점심에는 석가님께, 저녁에는 예수님께, 기도드린다는 불신. 김병만 선생님이 계셨다. 그리고 평생 동안 담배는 입에도 대지도 않고, 담배연기 맡는 것조차 혐오하여 방독면을 쓰고 다니시는 골초. 김병순 선생님도 사셨다.
어느 날 골초 김병순 선생은 불신 김병만 선생님께
“선생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라고 묻자.
“(정색하며 대답하기를)형제여, 그건 절대 안 되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 데 그럴 순 없지.”
이 말을 들은 신모씨(25. 어부)는 골초 김병순 선생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그건 자네가 질문을 잘못했기 때문이야. 내가 다시 여쭤보겠네.”
신모씨(25. 어부)는 불신 김병만 선생님께 물었다.
“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형제여,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다네. 담배를 피는 중에도 기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지.”
담배를 피는 것을 사랑으로 바꿔서 이해한다면, 사랑은 때와 장소가 필요 없다.
합격하고 해도 되지 않나요?
현장에 나가면 연애살림이 나아지지 않나요?
현장에 나와 보지 않아 하는 소리다. 현장에서 딱 한 달만 생활해보자.
전자문서에 공문은 쌓여
팝업창으로 부장샘은 계속 호출하지
교감은 하라는 승인는 안하고 반려만 해.
그렇게 폭풍 같은 하루가 지나 달콤한 After School이 되면
번개 모임이 생겨 술 한 잔 걸치다보면 그렇게 하루가 간다.
어쩌다가 소개팅이라도 돼서 나가면, 진상하나가 앞에 턱 하니 앉아있다.
겉으로는 웃지만...
‘앜 !!! 내가 대학생이었다면 너 따위는 거들 떠 보지도 않았어!!!’
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만 마음속에 맴돌 뿐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남는 건, 늘어나는 뱃살과 나이 뿐이다.
이 세상에는 사랑하기 좋은 때는 따로 없다.
굳이 꼽으라면, 바로 지금이다.
Timing is now.
마지막으로 당신이 평생 솔로로 살 계획이 아니라면,
피가 되고 살이 될 이 글을 읽지 않을 이유는 1g도 없다.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 땐 더더욱이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어 정말 행복하느냐?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
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나 나를 미치게 보고싶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죄하는 기분으로 이번 겨울도 난 감옥같은 방에 갇혀
반성문 같은 글이나 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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