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올리는 임고생 매뉴얼인가? 정말 필자 스스로도 떨리는 순간이 지금이 아닐까 싶다. 그때처럼 화려한 미사어구도 사용하지 못하고, 부지런히 기획노트를 정리하지도 않는다.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는 여행처럼 갑자기 찾아온 글욕심을 못 이겨 오랜만에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려본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나도 지금 3일째 초등 임용 2차 면접시험에 참여하다보니 훈수정도는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초등임용 2차 면접에서 집계 위원으로 참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임고생들의 면접을 옆에서 지켜보았고, 평가 위원들의 점수를 집계하다보니 좋은 점수를 받는 일정한 규칙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금 공개하려고 한다.

 

  면접이 끝나고 뒤돌아섰을 때 폭풍처럼 밀려오는 안타까움과 왜 그때 이 말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미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오랜 공백 기간을 깨고 이렇게 모니터 앞에서 부지런히 수다를 떨고 있다.

 

  여기에 제시될 내용은 면접당일에 지켜야할 몇 가지 테크닉이지만, 어쩌면 정말 중요한 내용일 수도 있다. 서로 사람들이 대화를 할 때 언어로 전달되는 내용은 실제로는 30%밖에 없고 나머지는 상황, 말투,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 표현이 70%라고 한다. 즉 이 70%에 대한 꿀 팁을 주려고 한다.

 

첫째날 교직면접

구상형 1문제, 즉답형 2문제

 

1.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 시간에 쫓기다 보면 너무 쉬운 문제도 혼돈이 온다. 10분간은 온전히 임고생의 시간이니 뻔뻔하고 능청스럽게 문제를 세심하게 파악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 임고생의 입장에서 문제 해석하지 않기

ex) 3년차 임교사의 학교에 새로운 선생님이 전입해 왔는데, 어떻게 하면 적응을 잘하게 도울 수 있을까?

모범 오답) 새로운 초임교사이므로, 인사를 잘하면서 적응을 하겠습니다.

모범 정답) 비록 경력이 짧은 임교사이지만, 기존 학교의 문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록 전입해온 교사가 경력이 많더라도 새로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2. 주어진 시간 10분을 다 채우려 하지 않기

- 교직면접은 면접관의 즉흥적인 채점이 아닌 항목별로 세분화된 전국 공통된 답안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이 10분이라 할지라도 만약 5분 안에 조리 있게 정답만 말한다면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정리 안 된 내용으로 말을 끊으며 이야기 하거나 불필요한 말을 반복하는 등 무의미하게 시간을 채워나간다면, 비언어적 표현으로 평가위원들에게 부정적인 인상만 전달하여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을 확률이 높다.

 

3. ‘즉답형 문제에 대한 생각할 시간을 갖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말하기

- 예의바르고,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임고생의 이미지를 전달 할 수 있다.

- 즉답형 문제에 대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확하게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때 구상을 오래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5분을 구상해도 되니 충분하게 시간을 갖도록 하자. 오히려 구상시간이 짧으면 말하면서 생각이 잘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 .... 그래서....’ 등 불필요한 단어들이 쓰이게 되고 정리가 안 된 어설픈 임고생의 비언어적 표현이 감독위원으로 하여금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만들었다.

 

4. 볼펜을 준비하여 미리 메모해 놓고 이야기하기

- 즉답형 문제를 구상할 때 메모하지 말라는 규정이 없다. 간단하게 메모해서 즉답형 문제에 대한 답변을 조리 있고 간단하게 정리해서 답변하면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를 전달 할 수 있다.

 

5. 자신의 진솔한 경험 가지고 오기

- 임고생에게는 1번의 면접이겠지만 감독관에게는 수십 번의 같은 내용의 면접이다. 임고생이 아무리 깔끔한 모범 답변을 이야기해도 지루해질 대로 지루해진 감독위원의 뇌를 깨우기에는 좀 부족하다. 이때 임고생의 진심이 느껴지는 경험을 이야기 한다면 초롱초롱해진 감독위원의 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6. 관리번호가 늦을수록 짧고 명료하게 이야기하기

- 위와 같은 맥락인데 본인이 끝 번호를 뽑았고, 기다리느라 지칠 대로 지치고 짜증이 나겠지만, 더더욱 정신을 차려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답변을 해야 한다.

 

 

 

둘째날 수업실연

 

1. 학습문제를 잘 파악하고 설계하라.

- 수업의 처음이자 끝은 학습문제이므로 항상 유념해 두고, 학습목표를 도달하기 위한 학습순서와 수업을 설계하도록 하자.

 

2. 동기유발자료는 과감하게 써라.

- 수업의 승패는 동기유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감하게 우리집 금송아지를 동기유발자료에 가져다 쓰도록 하자. 실제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임고생이 말로 있다고 하면 그 자료는 그곳에 있는 것이다. 실물자료로 오바마든 우주정거장이든 과감하게 있다고 하자.

 

3. 수업은 쇼가 아니다.

- 무의미한 리액션, 오버스러운 공허한 동작들은 교실을 예능스튜디오로 만든다. 수업은 학생과 교사가 호흡을 맞춰가는 활동이므로, 목소리의 알맞은 크기와 높낮이를 생각하며 발문하고, 이 내용을 판서하면서 차츰차츰 학습목표에 도달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예전에 수업을 잘하셨던 선생님들 떠올리며 실연해보자.

 

4. 제시된 부분만 실연하기

- 수업 실연에 앞서 제시된 문제를 다시 읽고, 무의미 하게 답습하는 임고생이 있다. 수업 진행에 앞서 중요한 참고사항이라면 말하는 것도 좋지만, 별 내용이 없다면 생략하고 바로 제시된 수업부분만 시연하도록 하자. 그리고 수업을 마무리 할 때에도 활동3 처음부분에서 수업시연을 끝내라고 문제에 나와 있는데, 굳이 알게 된 점, 다음 차시 예고까지 해서 점수를 깎아 먹는 임고생이 있어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5. 한번 맨이 되지 않기

- 교직에 나가서도 많이 실수하는 부분인데, 학생들 발표 시킬 때도 한번만 해볼래. 생각도 한 번 해볼래. 등등 1분에 한번이라는 말이 10번도 나온 임고생이 있었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정적인 인상을 주므로 지양하자.

 

 

6. 판서를 잘하면 수업이 돋보인다.

- 교실에서 가장 중요한 교구는 교사이고, 그 다음은 칠판이 아닐까? 임용고시시험 준비에 바쁜 임고생이지만, 앞으로 40년을 내다보는 예비교사라면 판서 잘하는 비법을 미리 연구해서 면접 때부터 잘 이용해보자.

 

 

 

 

셋째날 영어수업실연 및 영어면접

영어수업실연 1문제, 즉답형 2문제 

 

 

1. 영어실력에 자신이 없다면 교실영어를 자연스럽게 쓰면서 한국어로 수업하라.

- 갑자기 영어 실력이 늘지는 않지만, 70%를 차지하는 비언어적 표현의 강점을 살릴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수업을 하자.

 

2. 영어 즉답형 문제 역시 생각할 시간을 갖겠습니다. 라고 정중하게 말하기

- 첫째 날과 동일한 이유임.

 

3.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

- 영어문제도 역시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임.

 

4. 비언어적 표현에 더욱 신경을 쓰자

- 말을 버벅거리고, 같은 말을 반복할수록 영어에 자신이 없다는 인상만 심어주므로, 생각을 길게 하더라도 말할 내용을 메모하고 필요한 말만 하고, 답변을 마치는 것이 좋다.

 

 

  여담으로 광주 TO가 적게 나서, 전남에 우수한 선생님들이 많이 오신 것 같습니다. 전남에 있는 동안 전남교육에 힘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osted by 래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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